사람들은 흔히 병원에서의 재활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되면 당연히 최종적으로 돌아갈 곳을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돌아갈 곳이,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다양한 개인의 사정이 있기에 명확하게 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명하게 나눌 수 없습니다.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막연하게 예전의 삶을 똑같이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 환자 본인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가족도 예전과 너무도 달라진 환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족이 없이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랜 병원 생활로 본인의 ‘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해서 퇴원을 하면 돌아갈 곳을 처음부터 찾아야 합니다. 어쩌다보니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돌아가긴 했는데 집으로 들어가려면 계단이 수십 개입니다. 현관의 문턱은 너무 높아서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나를 들어 올려야 합니다. 화장실은 손잡이 하나 없이 바닥은 미끄럽기만 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병원’으로 갑니다. 요양병원을 돌고, 또 돕니다. 좋아졌던 몸은 예전보다 더 나빠집니다.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일상의 삶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동안 파크사이드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환자의 주거환경을 퇴원 전에 살펴보고 보완하기 위해 ‘집으로 프로젝트’를 시행하였고, 가족의 지지 없이는 완전한 집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가족 관계에 대하여 잘 파악하기 위해서 ‘패밀리 컨퍼런스’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가족의 지지기반에 대해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집이 없으면 집을 구하기 위해 함께 부동산을 몇 십번이고 함께 돌아다녀서 집을 구했습니다. 이왕이면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하면서 재활의료팀이 관리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집을 구했고, 다행히 파크사이드와 가까운 곳에는 아주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쪽방과 원룸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보행이 가능한 사람들은 약간의 문턱이 있는 구역에서 거주하도록 권했고, 휠체어 생활을 하셔야 하는 분들은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여 휠체어 생활이 가능하도록 개조하여 파크사이드와 좀 더 가까운 곳에 거주하며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세팅하였습니다. 또한 사회로 복귀하기 전에 일상생활에 대한 연습과 적응을 위한 파크사이드의 트랜짓하우스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지금은 10가구 정도가 근처의 쪽방과 원룸에서 살고 있으며, 재활치료를 하는 사람들의 마을과 같다고 해서 ‘공원 옆 재활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재활마을 사람들은 병원이 가까우니 응급상황에는 언제든지 빠르게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집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옆집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에 가서, 사회로 돌아가서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따뜻한 집에서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잠을 자고 쉴 수 있는 집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말로는 너무나 쉬워 보이는 보통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지 짐작 되시나요? 재활은 결국에는 보통의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겉모습은 남들과 조금 다를지 몰라도, 예전의 삶으로 똑같이 돌아갈 수는 없어도 결국에는 살아내야만 하는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사람들과 사회 속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 그 것이 공원 옆 재활마을의 시작이고, 파크사이드에서 현재 진행중인 ‘재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