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야기

  • 재활병원 시범사업 및 향후 추진방향
  •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 박인선


재활병원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10개월, 이제는 거의 종반을 향하여 가고 있다.
내년 1월에는 본 사업이 시작된다고 하였으나 7월 경으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재활병원 시범사업이라는 의료정책과 추진 과정의 과실에 대하여 논하기 보다는 재활의학과 의사의 관점에서, 재활의학과 의사가 아닌 관점에서, 재활병원 시범사업이 탄생하게 된 상황에 대하여 깨놓고 솔직하게 언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활병원이 재활환자를 잘 치료하고 있었다고 하면 굳이 재활병원 시범사업이 생길 필요가 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재활치료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왜 재활치료를 잘 하지 못하였는가에 대하여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재활병원의 입장에서는 여태까지의 재활치료로는 병원을 운영하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차마 경영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활병원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투자금은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막대한 금융비용을 떠안고 시작하거나, 자산가인 이사장이 운영하는 병원의 병원장으로, 얼굴 없는 자산가가 운영하는 병원, 즉 사무장 병원의 병원장으로 재활의학과 의사는 경영의 일선에서 일하게 된다.

병원 경영을 하는 것은 최소한 투자금에 대한 회수는 차치하더라도, 금융비용이라도 안정적으로 확보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재활병원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누가 미쳤다고 투자금에 대한 회수를 포기하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재활병원에서는 재활치료 중에 심평원에서의 삭감이 들어오면 나라의 정책이라고 하면서, 치료의 계획과 상관없이 칼같이 퇴원시키고, 환자는 다른 병원들로 전전하면서 장애 고정여부와는 상관없이 똑같은 치료를 끝없이 반복하다가 환자와 가족 전체가 피폐해져서 그제서야 포기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조금 나은 상황이다.

또 하나의 현상은 현재의 재활병원의 아류인, 재활요양병원의 등장이다.
190병상을 갖고 있는 요양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한 달에 1억 9천만원 정도의 손실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재활병원과 재활요양병원에서의 한 병상 당 차이가 약 100만원 정도라고 하면 병원 경영자의 답은 분명하게 재활요양병원인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요양병원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있고, 통제는 안되고 있고 재활치료는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만일, 재활요양병원이 실제로 재활치료를 잘 하였다고 하면 그것이 대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관점을 바꾸어 재활의학과 의사가 아닌 입장에서 재활병원을 바라본다면 상황은 매우 달라지게 된다.

가장 큰 피해자들은 재활환자로, 전국의 병원들을 몇 년간 전전하면서 있는 돈 다 까먹고 가정도 망가지면서 불행한 장애인으로 남게 되는 경우로 이들에게 재활병원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무겁고 어두운 질문을 하게 된다.

사회에서는 재활환자가 집에도 안가고 병원들을 뱅뱅 맴도는 것에 대하여 도대체 재활병원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하여 의문을 갖고 있다.

정부에서는 한없이 늘어만 가는 재활병원과 재활요양병원의 재활치료비에 비하여 도대체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는 지에 대하여 매우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재활병원의 시범사업이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고 우리는 이것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

그러면 재활치료를 잘 한다는 것이 무엇인 지에 대하여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급성기 병원에서는
1. 의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상태를 만들고
2. 재활치료를 시작하되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3. 앞으로의 예후와 남게 될 장애에 대하여 보호자에게 잘 설명하고 향후 치료계획에 대하여 꼼꼼하게 의논하고 추후 관리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재활병원에서는
1. 의학적, 기능적, 사회적 평가를 통하여 환자의 재활치료 이후의 상태 (장애의 유무와 정도, 치료 이후의 거주 등)에 대하여 예측하고
2.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확인한 후 환자에게 필요한 효율적인 재활치료
(치료의 종류, 치료의 정도, 입원기간)를 시행하여
3. 치료 목적에 도달하고, 장애가 고정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현 상태를 분명하게 설명하여 퇴원 후 장애를 갖고 살아가야할 방법과 방향에 대하여 같이 논의하고 찾는다.

요양병원에서는
재활치료를 통하여 장애가 고정되었다고 판단되었으나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의학적 문제가 있거나 기능적, 사회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유지하는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이것만 잘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가장 골칫거리인 진료전달체계의 기초를 재활에서 시작하여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복기 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 후 집으로 갈 수 있는 환자와 요양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환자를 잘 구분하여 재활치료를 하고 교통정리를 잘 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다시 재활병원 시범사업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시범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재활치료를 잘해서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와 재활병원의 노력이 함께 필요한 것이다.

우리 병원의 경우, 시범사업을 하면서 한달에 약 500만원 정도의 수입의 증가가 있었다.
다른 시범사업의 경우에서 병상 당 비슷한 수입의 증가가 있다고 하나 이와 관련하여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절대로 플러스는 안된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가산을 한다고 하여 답이 나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범사업이 성공하려면 최소한 요양병원보다는 수입구조가 더 나은 상황이 되어야만 요양병원이 재활병원으로 전환하여 재활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기반을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그렇게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재활병원 시범사업을 성공시켜야만 한다. 재활의학의 명운이 달려있고 재활환자들의 삶과 미래가 달려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활병원에서는 정말 재활치료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 아무리 입으로 재활치료를 잘 한다고 하여도 재활환자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결과이기 때문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회에서는 재활병원의 역할에 대하여 예민하게 피부로 느끼고 알고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정말로 필요한 상황이나, 현재 우리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너무 돈만 밝히고 태만하고 게으르고 공부도 안하고 책임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 심하게 말한다고 욕해도 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경영하던, 월급을 받던 간에 재활치료에 목숨을 걸고 일하는 미친 재활의학과 의사가 5%만 되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깨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병원이 망하는 꼴만 나지 않는다면, 좀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투자라고 생각하고 재활치료를 잘하는 병원으로 나아간다면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글을 마친다.

 
게시판
>>   재활병원 시범사업 및 향후 추진방향 임혜정 2018-10-12 870
13   재활환자의 사회복귀, 무엇이 문제인.. 임혜정 2018-09-04 834
12   사례로 본 시·군 척수장애인재활지원.. 임혜정 2018-08-13 694
11   척수손상환자의 제자리 찾아가기 임혜정 2017-11-16 1041
10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에서의 연극치.. 임혜정 2017-07-03 1532
9   대국민 재활교육을 시작하다. 임혜정 2017-04-07 1490
8   점입가경 임혜정 2017-02-01 1524
7   재활병원 임혜정 2017-01-26 2511
6   제발 재활요양이라고 하지 맙시다. 임혜정 2017-01-25 2993
5   Beyond Medical Rehabilitation 임혜정 2016-11-02 1630
4   메르스 사태와 의료전달체계 박인선 2015-06-16 1416
3   멈추어 버렸는데... 박인선 2015-04-13 2370
처음 1 2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