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다리에 힘이 없어져서 넘어졌다.
잠자는 약을 먹고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다가 미끄러졌다.
목욕탕에서 넘어졌다.

등등의 원인으로 대퇴골 골절, 고관절 골절에 대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 받으러 입원하여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친 부위에 체중 부하를 단계적으로 하면서 보행 치료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과되는 중요한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대부분의 환자와 가족들은 다리에 힘이 약해져 넘어졌으므로 뼈가 제대로 붙고 근육에 힘이 생기면 문제가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숨어있던 인지장애가 복병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던 공간 감각의 판단 장애, 평형감각의 저하, 더 나아가서는 경미한 기억력 장애 등이 넘어져서 다치게 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환자도 모르고 가족들은 더더욱 모르고 있고 수술한 병원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일언반구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보호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당황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떤 보호자들은 화를 내면서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있으면 다시 넘어져서 다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주 넘어지거나 반복적인 대퇴골 골절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인에게서는 반드시 인지기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글: 박인선(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 병원장)